김치 중국어 표기, 파오차이(泡菜) 아닌 '신치(辛奇)'
▲ 김치
우리나라의 역사를 왜곡하는 중국의 ‘동북공정’이 김치와 한복 등을 포함한 한국 문화로 점차 확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치 중국어 표기와 관련한 논란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되어 왔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의 절임 채소로 김치와는 다른 음식이지만, 중국은 김치를 ‘한국 파오차이’로 부르며 파오차이가 김치의 기원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중국의 ‘김치 공정’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가 김치 도발 기사를 업로드하고,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 김치 왜곡 등을 소개하는 등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김치의 중국어 올바른 표기와 김치의 중국어 표기 관련 논란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 음식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개정해 ‘신치’(辛奇)로 명시한 바 있다. 개정 이전에는 김치에 대한 마땅한 중국어 표기가 없어 관용적으로 ‘파오차이’(泡菜)로 번역해왔다. 이는 우리의 김치와 전혀 다른 중국의 절임음식 파오차이와 같은 표기였고, 중국은 이를 빌미로 한국의 김치가 파오차이의 한 종류라고 국제 사회에 홍보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파오차이와 구분할 수 있는 김치의 표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지난해 7월 현재와 같이 개정됐지만, 오사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유명 베이커리가 출시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납작 김치고로전‘
최근 국내 유명 베이커리 기업에서 김치전과 유사한 모양을 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해당 상품의 중국어 이름을 ‘납작김치고로전(泡菜炸煎餠)‘으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앞에 있는 두 글자 ‘泡菜’는 중국어 발음으로 ‘파오차이’이다.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파오차이로 잘못 표기한 것이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도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 예능에서 중국 연예인 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공개해 인기를 끌었던 배우 추자현은 지난 3월 중국판 인스타그램 차오홍슈에 올린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했다가 비판받았다. 논란이 일자 추자현은 반복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법에 대해서 찾아보았다며 우리 고유 음식의 이름을 바로 알고 사용하며 올바른 표현이 더욱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함소원은 지난해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말해 방송 하차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뷰티 유튜버 송지아 또한 중국판 유튜브 채널에서 김치찜을 소개하며 파오차이라고 자막을 달아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개정된 표기법인 ‘신치(辛奇)’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공공기관에서도 표기 오류가 수차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 한식진흥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홈페이지에 김치를 중국어 파오차이라고 표기한 자료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식진흥원은 공식 SNS와 온라인 매거진에서 ‘배추김치’, ‘열무얼갈이김치’ 등의 바른 외국어 표기에도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했고, 작년에 주최한 한식 만들기 공모전에 나온 김치 요리에 대해서도 이같이 번역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외식사업자들을 위해 운영하는 ‘더외식’ 홈페이지에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를 게재하고 모든 종류의 김치를 전부 ‘파오차이’(泡菜)라고 표기한 바 있다.
▲ 식약청의 잘못된 김치의 중국어 표기
또한, 식약처 유튜브 영상에서도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하였다. 식약처는 지난 2월 10일 유튜브에 ‘임신부 건강을 위한 나트륨 다이어트-덜 짜게 먹기 1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식약처는 해당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했다. 식약처는 김치에 관련한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기관이기에 이번 일로 국민들은 더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식약처는 해당 논란에 대해 김치의 잘못된 표기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후 문제가 된 동영상을 삭제 조치하고, 이러한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했다.
환구시보는 김치 종주국 논란에 일본을 끌어들이며 한국을 정조준했다. 최근 한국 언론과 누리꾼들 사이에 빚어졌던 중국의 ‘김치 종주국’ 논란을 다룬 일본의 한 언론 매체 보도 내용을 공개하며 또다시 논란을 키우는 분위기다. 환구시보는 일본의 한 국제부 기자가 환구시보 기사를 읽었는데, ‘한국언론이 비판한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김치 역사를 빼앗으려 한다는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라고 반응했다면서 다수의 일본인이 ‘한국은 이웃 국가의 발명품을 훔쳐 가지 않는다.’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중국의 김치종주국 주장에 대해 한국인들은 최소한 다른 나라의 가장 중요한 발명품을 훔치려 들지 않는다. 이 점이 바로 한국인과 중국인의 가장 큰 차이’라고 발언한 것을 저격한 주장이다.
앞서 환구시보는 랴오닝 사회과학원 수석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인들의 눈에는 단순한 김치가 한국인들의 눈에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발명품”이라고 조롱하는 보도를 한 바 있다. 또한, 일본 보도를 재인용해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이 일본의 공수도와 검도, 일본의 전통 예능 중 하나인 꽃꽂이와 과일의 모종까지 훔쳤기에 한국인들은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 게재되고 있으며, 그의 발언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김치의 중국어 올바른 표기와 김치 표기법 관련 논란에 대해서 소개하였다. 인플루언서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의 잘못된 김치의 중국어 표기 등이 빈번히 나타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특정인에 대한 비판과 분노만 보이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대응으로 중국의 왜곡을 바로잡아 줘야만 한다. 중국 측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면 국내에서 잘못 사용하는 표기 역시 바로 잡을 필요성이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민간기관에서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이 기사를 읽는 학우들도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에 신경을 기울이길 바란다.
사진 출처
https://namu.wiki/w/%EB%B0%B0%EC%B6%94%EA%B9%80%EC%B9%98?rev=33
https://m.mbn.co.kr/news/all/4737121
https://m.thedrive.co.kr/news/newsview.php?ncode=1065596043534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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